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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 09. 04. 23. 14:02, D. 초기 작성.
- 09. 05. 24. 10:17, D. 카테고리 추가로 수정.

by catty D。 | 2010/12/31 23:59 | cattyD工房 | 트랙백 | 덧글(14)

미로(the Labyrinth).retakeversion.053.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는 매주 버스정류장의 매표소나 그 근처 슈퍼마켓에서 파는 퍼즐잡지를 사가지고 들어오셨던 기억이 있다. 잡지 안에는 재미거리가 가득했는데, 두 그림의 차이점을 찾아내는 다른그림찾기, 제시된 단어에 해당하는 물건을 찾아내야하는 숨은그림찾기, 점에 찍혀있는 숫자대로 선을 이으면 나오는 그림, 어머니와 함께 풀어나갔던 낱말퍼즐…. 시간이 지나면서 숫자만큼 까만 칠을 하다보면 하나의 그림이 나오는 네모네모로직도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잡지의 구석구석에는 유행하던 간단한 유머나, 수수께끼, 경품을 주는 퀴즈도 있었다. 나는 매주 아버지께서 사오시는 가격을 알 수 없는 잡지를 즐거운 유희로 여겼었다.
물론 미로 찾기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우 기발한 발상이었다는 생각을 하는데, 명화나 상징물, 동물이나 식물, 캐릭터나 도안을 따라 길이 나 있고 항상 길의 중간이나 출구로 빠져나가기 직전에 막히곤 한다. 그렇게 두어 번 막다른 길에서 되돌아 길을 더듬어 열려있는 길로 나아가다보면 출구가 나오기는 하는데, 처음에는 쉬워보였던 미로 찾기도 그런 식으로 끝내놓으면 꽤 어렵다는 사실을 느끼고는 했다. 낑낑거리면서 빨간 펜을 이용해 검은색 벽이 쳐진 미로 길을 어렵게 어렵게 찾아낸 내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아버지께서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어려운 미로는 하나의 길이 있지만, 쉬운 미로는 때론 두 개 그 이상의 답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인생은 미로와 같지만, 미로와 다른 점은 막다른 길에서도 길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렸던 내가 그 말을 이해한 것은 군대에 간 이후였다. 그리고 그 말은 지금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정답과도 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건의 본질은 물론 상황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사실과 다른 현실을 알게 해주는 것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명희누나도 이야기했지만, 영국이 기원인 야구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고 선교사들이 문물을 전파하고 다닌다면, 그것을 배운 사람들은 자연스레 야구는 미국의 것이라고 믿어버리게 되는 것은 맞는 말이다. 나는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내 손과 눈과 머리가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내가 한 일이라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통해 나는 다시 그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믿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야만했다. 그러면서도 누군가의 감시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했다. 간접적으로 열쇠를 쥐어주어야만 했고, 모든 상황을 극복하더라도 위험도가 낮아야만 하는 사람이어야 했다. 하지만 쉽게 떠오르는 사람이 없었다.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만했다. 분명 상대방에게는 부담이 될 것이다. 그러하기에 전화가 망설여진다.
아무도 길을 다니지 않을 새벽, 모텔에서 다소 떨어진 인적이 드문 공중전화에서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꺼내어 전화기에 집어넣고는 수화 음이 떨어지자마자 전화번호를 눌렀다. 기억하기 쉬운 수의 배열로 되어있던 전화번호. 내게 좋아하는 숫자가 뭐냐면서 꼬치꼬치 캐묻던 그녀의 모습이 생각났다.
「…여보세요?」
일반적인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시각에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자고 있었는지 깨어있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고맙게도 내 전화를 받아주었다. 대학교 같은 학과 후배이자 연합서클까지 따라왔던, 나를 좋아한다는 후배의 목소리가 매우 반가웠다.
“나야….”
내가 누군지 알아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중요하면서도 짧지 않은, 긴박했음에도 여유로운 통화가 시작되었다.

첫 번째 통화를 하고난 뒤의 두 번째 통화로 혹시 의심을 받지는 않을까, 누군가 그녀를 지목하여 쫓지는 않을까 생각되어 두 번째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통화를 통해 궁금했던 것들을 쏟아내었고 그것을 만 하루 동안 정리해주었던 그녀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감정을 가지면서, 한편으로는 이러한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내가 가장 싫어하던 그 말의 주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왜…죠?」
통화를 정리해야 할 때쯤 들었던 짧은 말. 어째서냐는 물음을 들었지만 적절히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분명히 언젠가는 들었을 왜냐는 그 말에 눈을 뜬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몰랐다. 어쩌면 생각하지 않으려 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음에도 답을 내리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왜일까. 나는 침묵으로 대답했고, 전화 속에서는 그 대답을 이해해주는 것만 같았다.
「알겠어요, 부디 조심하세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나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 확인해보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다. 감시를 피해서라도 내 눈으로 꼭 확인해야만 할 것이 생겼다. 조용한 새벽을 굉음으로 깨우더라도 움직여 다녀와야 했다. 피해 다니는 것도, 숨어있는 것도 현재의 내게 있어선 깨진 수조의 파편 속에서 헐떡이는 물고기와 같은 신세나 다름없는데 움직였다. 새벽 2시가 넘어, 나는 모텔 한 귀퉁이에 세워져있던 키가 꼽혀있는 오토바이를 타고 내가 있던 곳에서 익숙하지 않았던 그곳으로 향했다.


- 계속.



미로(the Labyrinth) retake version.
original story by Dory, "the Labyrinth" copyrights 2005-2009 Wishwill NET all rights reserved.
arranged rights 2008-2009 by catty D.




by catty D。 | 2009/12/11 14:16 | the labyrinth rv | 트랙백 | 덧글(0)

미로(the Labyrinth).retakeversion.intermission.4.

 


the Labyrinth retake version intermission #4
이미 이야기를 했었습니다만, 이 글의 제목 <미로.retakeversion>에 들어있는 단어처럼 이 글은 'retake'입니다. 10회분에서 연재가 종료되어버린 원작을 각색을 해가면서 완결을 지으려고 하고있습니다. 원래는 더 빠른 템포로 연재가 이뤄져서 올해 연재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대로 이뤄지는 것은 쉽지 않네요. 그래서 예정을 바꾸어 내년 봄 전까지 끝내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만큼 의도적으로 분량이 늘어나기도 했고, 구성도 쉬는시간을 통해 바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몇 차례의 중반부 수정을 통해 생각지도 못하게 앞서 공개되었던 분량이 현재의 발목을 쥐어버리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다음 회부터 연재해야 할 부분이 그러한데요.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다면 다시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네요. 시간적인 배열이 맞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만, 이 자리를 통해 반성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오랜만에 등장하는 실질적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나왔던 부분은 편집대상이 될 부분입니다.
초반부와 후반부의 설정은 확실하게 원작 시놉시스에 드러나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각색을 통하여 중반부의 이야기를 늘리는 작업을 하는 과정에 이러한 오류가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중반부와 후반부의 퍼즐을 맞춰가는 작업을 하면서도 분명 이러한 오류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최소화 하기위해서라도 오래 생각하고 이야기를 맞춰가면서 문제를 최소화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다음 연재분부터는 오랜만에 민우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읽어주시는 분들과 이 글에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내일부터 본편이 다시 연재됩니다.



미로(the Labyrinth) retake version.
original story by Dory, "the Labyrinth" copyrights 2005-2009 Wishwill NET all rights reserved.
arranged rights 2008-2009 by catty D.




by catty D。 | 2009/12/10 12:17 | the labyrinth rv | 트랙백 | 덧글(1)

크리스마스+연하장 이벤트입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 catty D.입니다. 아니, 글이라면 아래의 글도 있겠지만 일기글도 남기는 글도 아닌 공지글로는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간단명료하게 쓰자면, 제목대로입니다. 크리스마스 카드 겸 연하장을 신청해주시면 예쁘게 작성하여 보내겠습니다. 이 이벤트는 '저쪽' 블로그에서도 함께 하는 이벤트입니다. (웃음)

이 포스팅의 덧글에 12월 10일(목)까지 연하장을 받으실 주소와 이름을 비밀글로 적어주시면 됩니다. 참 간단하지요? 연하장은 12월 21일(월)에 발송할 예정이므로, 12월 22일에서 31일 사이에 받으실 수 있는 주소를 적어주셔야 원활하게 발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2월 9일까지 상단 포스팅에 위치시키겠습니다.

- 09. 12. 03. 22:22, D. 초기 작성.

by catty D。 | 2009/12/09 23:59 | cattyD工房 | 트랙백 | 덧글(10)

미로(the Labyrinth).retakeversion.052.

 


『언젠가 이 다이어리를 볼 승재오빠에게.』
문장의 시작에서부터 마지막을 예고하듯이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임을 알고 있었던 선희가, 일부러 나를 만나기 직전에 평소 가지고 있던 다이어리를 다른 다이어리로 바꿔두고 내게 무언가 결정적인 것을 남기기 위해 준비를 해두었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는 울컥하고 말았다.

―민우오빠가 전화로 마지막이라고 얘기했을 때,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솔직한 내 욕심을 얘기하자면, 민우오빠를 도와주면서 승재오빠를 계속 만나다보면 다시 민우오빠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그 욕심을 눈치 챈 건지, 아니면 그런 욕심을 가졌기 때문에 하느님이 벌을 주신 건지 모르겠네요.
이 다이어리는 오늘 오빠를 만나러가면서 가게에 두고 갑니다. 오늘이 아니더라도 무슨 일이 생길 텐데, 아마 그것은 선희라는 메신저링크를 끊기 위한 일이라고 예상합니다. 정의를 위해선 죽음도 두렵지 않다는 옛날 영웅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지만, 솔직히 말해서 만약 죽음에 이르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면 그건 두렵네요. 그러하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든 이 편지와 다이어리가 승재오빠의 손에 맨 처음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많이 울었어요. 이런 일로 민우오빠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힘들고, 이런 일로 승재오빠를 괴롭히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한 글자를 꾹꾹 손에 힘을 쥐어 적어 내려갈 때마다 힘든 마음은 더욱 더 깊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오늘 아마도 저는 오빠에게 어리광을 피울 지도 모릅니다. 우리 대학 다닐 때, 학교는 달랐지만 저는 오빠의 손에 이끌려 서클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오빠가 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지만 오늘은 제가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미안함을 사과하듯이 오빠를 곤란하게 만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민우오빠가 알려주었습니다. 언제였나요? 저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 시기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우오빠에게 고백을 했을 때,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저를 좋아하고 있다면서, 한편으로는 자신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정중하게 거절하는 민우오빠를 더욱 좋아하고 말았지만, 해바라기같이 한곳만 바라보느라 저를 향해 날아오는 꿀벌 같은 오빠를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나봅니다. 고맙습니다.
어쩌면 여자의 육감이라는 것은 무섭기만 해서, 지금 제가 느끼고 있는 것들을 펜으로 옮기는 순간 의미가 달라지거나 현실적으로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저는 그 무서운 육감을 믿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미가 달라지지 않기 위해 제가 생각한 것들을 종이에 옮기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민우오빠를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고, 그 사람의 잘못된 마음이 승재오빠마저 괴롭히고 있다는 사실에 분합니다. 한없이 제게는 사랑스럽고 착하게만 느껴왔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곤경에 빠뜨리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에요.
민우오빠와 관련된 사건과 관련하여 인터넷에서 뉴스를 읽어보기도 하고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기도 하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민우오빠가 말했던 것처럼, 민우오빠의 그 사람과 함께 살고 있었던 여자와 아이는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리고 민우오빠가 보았다는 아이는 정말 민우오빠의 아이일까요. 그리고 왜 민우오빠는 이런 일을 당하게 된 것일까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지만, 지금은 사람이 많이 밉습니다. 조금이라도 자고 일어나야 오빠를 만나는 낮에는 밝은 표정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하고 이 글을 씁니다. 다시 한 번 씁니다. 고맙습니다.

소리를 내지 않고 우는 울음이 얼마나 슬픈 것인지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끅끅’거리면서 일부러 숨을 졸여 울음을 먹어댔지만 다 먹지 못한 울음도 많았다. 종이가 젖을까봐 고개를 피해 매트리스 위로 눈물을 떨어뜨렸다. 사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몇 번이고 세상을 원망하게 되었다. 고맙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마음이 차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끝까지 도와주지 못하고 그 모든 것들을 받아주지 못한 내 자신을 원망해야만했다. 한편으로는 가지고 있던 육감적인 느낌을 펜으로 옮겨 종이에 적어주지 않은 그녀를 야속하게까지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배신감까지 들었다. 민우에게는 자신만의 비밀이라면서 이야기했었던 선희에 대한 감정을 이렇게 쉽게 당사자 본인에게 이야기를 해 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었다. 어떻게 그녀가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워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이제야 자연스러운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알고 있었던 이유가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이해하면서. 그리고 선희가 제기한 세 가지 질문에 대해서는 민우 본인도 그러하겠지만, 앞으로 내가 풀어주고 싶은 문제들이기도 했다. 과연 어떤 답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지만.
긴 편지의 내용은 한 장 반에 걸쳐 적혀있었다. 한동안의 공백이 편지의 끝을 의미했지만 무언가 덧붙이는 말이 있을까싶어 한 장을 조심스럽게 넘겨보았다. 왼쪽 귀퉁이에 남겨져있던 편지의 진정한 마지막 부분에 울음이 다시 터졌다. 울었고, 또 울었다. 그러다 잠들어버렸다.
『추신- 오랜만에 만나서 즐거운 마음에 들떠있기도 합니다. 아무런 일이 없이 이번 일이 잘 끝난다면, 기다릴게요.』


- 계속.



미로(the Labyrinth) retake version.
original story by Dory, "the Labyrinth" copyrights 2005-2009 Wishwill NET all rights reserved.
arranged rights 2008-2009 by catty D.




by catty D。 | 2009/12/09 12:04 | the labyrinth rv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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